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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케이블 이야기 – ① 가짜 케이블의 등장과 확산

사진=MUSICRO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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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케이블 관련 내용을 적다보니 글이 길어져 3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가짜임을 알고 구입하는 것이면 몰라도, 가짜를 진품으로 알고 구입하는 경우가 의뢰로 많다.
나중에 처분도 곤란하고 음질도 시원치 않으므로 유의하는게 좋다.
오디오 쪽에서 유명한 장터들을 봐도 심심치 않게 올라와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현재도 상당량이 유통되는 듯 하다.
게다가 이제는 가짜도 대단히 정교해져, 백단위 이상의 고가 케이블들은 전문가도 정품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실제로 지인중 한분이 킴버 3033 스피커 케이블을 300정도(정품이 400만원대) 주고 구입하셨는데 가짜였다.
연세가 많으셔서 건강에 해가될까봐 그분께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이제는 전문가들도 중고장터에 등에서 케이블을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한다.
특히 오디오에 막 재미 붙인 초심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 바라면서 몇 자 적는다.

가짜 케이블, 가짜 XLO 케이블, 가짜 킴버, 가짜 오디오 케이블
(좌=진품 / 우=가품) 주물형 단자까지 복제한 가짜 케이블. 진품과 함께 놓고 A/B로 표시한 곳을 자세히 살펴봐야 구분할 수 있을 정도
고가형 케이블의 중국제 가짜 케이블은 전문가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1. 가짜 케이블 등장 시기

2002년 월드컵 다음 해니까 17년 전(2019년 기준) 일이다.
당시 오디오 동호인들은 하이텔의 하이파이클럽(현재 하이파이클럽과 다른 동호회 형태)이나 멀티미디어 동호회 등에 가입한 경우가 많았다.
그 시기가 하이엔드 오디오 전성기의 말기(?) 정도 되다 보니, 특히 하이파이클럽 동호회는 온·오프라인 활동이 많았다.
특히 성능에 이진성 님이 운영하던 코니 셔 클럽이라는 카페가 사무실 근처라 점심때마다 가곤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알게 되었는데, 어느 조직이나 그렇겠지만, 그들 중에는 이익을 위해 동호인 활용을 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분도 몇 있었다.
훗날 오디오 케이블 회사를 운영한 어떤 기관에 다니면서 정년을 앞둔 분이 있었다.
마침 사는 집도 우리 집과 가까워 종종 왕래했다.

그분은 부업으로 자작 케이블을 만들어 동호인들에게 판매했다.
나도 뭐 일이 십만 원 정도 하는 것은 몇 개 구입해 사용도 해보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때가 가짜 케이블 판매의 시작기였던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실텍 SQ88B라는 상당히 고가 케이블이 있는데, 이분이 한번 써보라 해서 빌려왔다.

이 케이블은 당시 1미터 페어에 100만 원을 넘는 것이었고 평도 좋았던 것이어서, 소리만 괜찮으면 구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원래 있던 카다스 골든크로스를 교체한 순간, 소리가 답답해졌다.
원래 실텍 케이블은 순은과 순은 합금으로, 모든 모델이 쿨앤 클리어의 전형적 사운드라 답답한 소리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카다스 골든크로스가 그렇게 중고역이 많은 것도 아닌데, 아무튼 청감상 소리가 이상했다.
케이블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오리지널보다 표피 색상이 짙고 약간 더 반짝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요즘 메이커들이 케이블을 다 중국에서 제작하는데, 실텍 중국 공작에서 케이블만 빼내 판매한 것을 들여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고, 그 전까지는 그분이 대여해주면 그냥 하나씩 구입해줬는데 그건 너무 찝찝해서 다시 갖다 줬다.
그때 난 가짜 케이블을 처음 접했고, 중국에서 벌크 형태로 가짜 케이블이 수입되기 시작했던 시기가 그 무렵이었던것 같다.

2. 가짜 케이블의 확산과 진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이야기가 들렸다.
삼x전기 사장이 가짜 실텍케이블을 수입하고 그 사람과 몇몇이 자작해서 유통시킨다는…
당시 일부 업자들이 홍콩에서 가짜 케이블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 페밀리(?)가 주인공이었다.
유통량이 꽤 되었던 것 같다.

동호회 장터에는 실텍 뿐 아니라 오디오퀘스트, XLO등 유명메이커 가짜 케이블들이 판을 쳤다.
파는 사람들 말은 한결같았다.
“진품 케이블만 수입해서 만든 것입니다.”

언듯 보기에도 진품과 다른 것이 많았음에도 잘 팔렸다.
가격이 저렴해서는 아니었다. 당시 가짜 케이블들은 현재와 달리 가격이 꽤 나갔다. 보통 진품의 약 50%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사실은 가짜 케이블 구입한 사람들이 진품을 사용해보지 못한… 구경도 못해본 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을 봐도, 진품을 살만큼 여유 있는 사람들은 안 사고, 가품을 구분하지 못하는… 초보 동호인이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분들이 주로 구입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한 1~2년 가짜 케이블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러던 중, 진품 케이블 사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정식 수입원이 항의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쇼x 같은 곳이 회사 차원에서 공지하였고, 그것이 동호인들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아래는 당시 하이파이 클럽에 올라온 글들이다.
참고로, ST-48 G3 케이블은 당시로서는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모델이었다.
아래의 논쟁이 벌어지기 전에는 국내 오디오 메이커가 가짜 케이블을 수입해서 고가에 판매하고, 다른 업자들도 가세해 해당 케이블을 유통시켰다.

(한가지 로지컬리 흥미로왔던 것은, 가짜라는 것이 완전히 판명된 뒤에도 <정품과 비교청취해보니 장단점이 있다. 아주 떨어지지 않는다. 도리어 정품에 비해 장점도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 합리화하는 듯한 유저도 많았다는 점이다.
이것을 좋게 보면 그냥 인지부조화 같은 심리현상의 일종이겠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업체가 관리하는 다른 아이디 혹은 업체와 관련해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들의 소위 뽐뿌글로 볼 수도 있겠다. 무엇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맏긴다.)


가짜 케이블 관련 링크 1. 가짜 실텍 케이블에 대해 정식 수입업체가 올린 게시글

가짜 케이블 관련 링크 2. 모 업체에서 공제를 시작하려 하자, 다른 업자들도 같은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유저들의 반응 1

유저들의 반응 2


2007년경까지 그 팀 (삼x전기 + 자작 케이블 판매자들)에 의해, 중국제 가짜 케이블은 실텍을 시작으로 오디오퀘스트에서 카다스 등 점차 다양한 메이커의 모델들로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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